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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동북 지역의 신석기 문화(韓半島東北地域의 新石器文化)

한국고고학사전


한반도 동북 지역의 신석기 문화
기본 정보
시대 신석기 시대
지역 한반도 동북 지역
관련 정보
유적 나선 서포항 유적, 중국 진구 유적, 러시아 자이사놉카-1 유적
키워드 한반도의 신석기 문화, 진구-싱청 문화, 한반도 신석기 시대의 지역 구분, 한반도 동북 지역의 신석기 마을, 한반도 동북 지역의 신석기 토기
사전 정보
수록 사전 한국고고학전문사전(신석기 시대 편)
집필 연도 2024
집필자 김재윤



설명

한반도 동북 지역은 러시아 및 중국 동북 지역과 접하는 두만강 유역으로, 낭림산맥을 경계로 서북 지역과 구분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함경도와 양강도 일부가 속한다. 한반도 쪽으로는 산지가 끊겨 있으나, 남북 방향의 백두대간이 러시아 연해주 시호테알린(Сихотэ-Алинь)산맥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동북 지역은 전체적으로 산지가 많고 깊고 좁은 계곡이 많다. 유적은 주로 두만강의 하류와 해안, 도서 지역에서 발견되는데, 조개더미, 마을, 무덤 외에도 유구 없이 유물만 남아 있는 유물 포함층도 곳곳에서 확인된다.

대표적인 유적으로는 두만강 하구의 나선 서포항 유적이 있으며, 이곳을 중심으로 동북 지역의 신석기 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서포항 유적에서는 구석기에서 청동기 시대에 이르는 문화층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신석기 시대 문화층은 1층에서 5층까지 보고되었다. 각 층은 동북 지역 신석기 1~5기로 부른다. 동북 지역 신석기 전기는 서포항 1·2기, 중기는 서포항 3기, 후기는 서포항 4·5기로 구분한다.

서포항 유적은 한반도 동북 지역의 신석기 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자리 잡았으나 1960년대에 발굴되어 절대 연대를 측정할 수 없었다. 유적의 연대는 이웃한 신석기 문화와 비교함으로써 대략적으로만 파악할 수 있었다. 당시 서포항 유적 연대를 비교한 기준은 서북 지역의 신석기 문화였으며, 1970년대까지는 동북 지역의 신석기 문화를 기원전 5,000년에서 2,000년대 전반 정도로 판단하였다. 북한에서는 새롭게 확인된 유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에 들어 동북 지역 신석기 문화를 기원전 6,000년까지 소급하고 기원전 3,000년대 후반까지 지속된 것으로 확대하였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 한반도 남부 지역의 초기 청동기 시대 자료와 러시아 연해주의 신석기 시대 자료가 늘어나면서 연해주 신석기 문화의 특징이 분명해졌고, 두만강을 경계로 맞닿아 있는 러시아 연해주나 중국 지린성(吉林省)의 두만강 유역과 비교하는 연구가 증가하였다. 현재 서포항 유적은 러시아 연해주의 보이스만(Бойсман) 문화·자이사놉카(Зайсановка) 문화, 중국의 진구(金谷)·싱청(興城) 문화와 연대를 같이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북 지역의 신석기 전기, 중기, 후기는 한반도 전체 신석기 편년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를 맞추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서포항 1기는 서포항 하층 문화, 서포항 2~4기는 서포항 상층 문화로 불리기도 한다. 대체로 서포항 2~4기를 자이사놉카 문화나 진구-싱청 문화와 같은 시기로 본다. 다만 서포항 1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포항 1기가 보이스만 문화의 일부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보이스만 문화의 전기와 중기 중 어디에 속하는지는 견해를 달리한다. 서포항 1기를 보이스만 문화 전기로 보는 견해는 서포항 1기가 남부 지역 신석기 문화 조기에 해당한다고 여긴다. 반면 서포항 1기를 보이스만 문화의 5단계로 보는 견해는 서포항 1기를 기원전 3,000년 경 이전의 남부 지역 신석기 문화 중기에 포함한다. 서포항 2기부터 4기까지는 자이사놉카 문화 및 진구-싱청 문화 단계에 해당하여, 남부 지역 신석기 문화의 중·후기인 기원전 3,000~2,000년경으로 본다. 서포항 5기는 청동기 시대로 판단하는 연구도 있다.

동북 지역의 신석기 문화 1기는 서포항 유적 1기에 해당한다. 토기는 보이스만 문화와 양상이 유사하며, 바닥이 편평한 바리 토기가 주로 출토된다. 토기의 입술이나 그 아래에 점살빗 같은 무늬 새기개[施文具]눌러찍은 무늬[押捺文]를 새겼다. 집자리는 장방형이 많으며, 서포항 유적 집자리 중 가장 큰 9호 집자리 중앙에는 화덕 자리 5기가 열을 지어 남아 있다. 괭이, 돌살촉, 긁개, 숫돌, 그물추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굴지구, 수렵구와 해체 도구, 어로구 등이 확인되어, 서포항 유적의 집단은 수렵 채집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북 지역 신석기 문화 2기는 서포항 유적 2기가 대표적이다. 토기는 바리 토기로 입술이 바라진 그릇이나 목단지가 출토되며 컵 모양 그릇도 있다. 1기에서 발견되는 여러 도구로 찍은 무늬 외에도 새기기[沈線] 기법이 확인된다. 집자리는 원형과 방형이 모두 확인되며, 출입구 시설도 나타난다. 석기는 1기와 같은 유물이 출토되며, 이 외에도 뼈뿔연장이 확인된다.

동북 지역 신석기 문화 3기는 서포항 유적 3기로 알 수 있다. 앞선 시기에 비해 토기의 기종이 다양해지는데, 항아리, 단지, 보시기, 컵 모양, 목단지 등이 출토된다. 토기의 무늬는 빗금무늬, 생선뼈무늬, 타래무늬 등이 확인된다. 생선뼈무늬와 타래무늬는 중국 진구-싱청 문화에서도 나타난다. 집자리는 서포항 유적 외에도 진구-싱청 유적에서도 조사되었으며, 평면은 방형이다. 서포항 유적의 집자리 면적은 20㎥가량인데, 진구 유적에서는 이보다 크기가 작은 것이나 40~50㎥인 것도 확인된다. 싱청 유적에서는 면적 100㎥ 정도의 집자리도 나타난다. 석기는 이전 시기의 것 외에도 삽, 갈돌, 갈판, 창끝, 도끼 등 간석기가 더해지며 흑요석제 석기도 있다.

동북 지역 신석기 문화 4기는 서포항 유적 4기에서 엿볼 수 있다. 토기의 무늬는 새기기 기법으로 만든 생선뼈무늬가 유행하였고, 번개무늬도 새롭게 확인된다. 이 토기는 중국 진구 유적과 연해주 남부 해안가의 자이사놉카-1 유적, 연해주 내륙의 레티홉카(Реттиховка) 유적 등 동북 지역뿐만 아니라 서북 지역과 인접한 랴오둥(遼東)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양 지역의 신석기 문화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다. 집자리의 형태나 크기는 3기와 유사하다. 석기는 서포항 유적 4기뿐만 아니라 연해주에서도 어깨 도끼와 갈판, 갈돌 등이 나타나, 농경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북 지역 신석기 문화 5기에는 민무늬 토기의 비중이 늘어나며 입술 부위에 덧무늬[隆起文]를 씌운 토기도 확인된다. 또한 석기는 대팻날이 새롭게 출토되며, 뼈바늘이나 바늘통 등의 뼈뿔연장도 발견된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