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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거마구(靑銅車馬具)

한국고고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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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거마구
기본 정보
시대 청동기 시대
관련 정보
유적 광주 신창동 유적, 정자와쯔 유적, 싼관뎬쯔 유적, 우진탕 유적, 스얼타이잉쯔 유적, 난둥거우 유적, 우다오허쯔 유적, 주자춘 유적, 진시황릉 병마용갱, 예산 동서리 유적, 강상 돌무지무덤, 샤오헤이스거우 유적
키워드 마구, 거마구, 기마구, 수레 부속구, 비파형동검 문화, 세형동검 문화, 스얼타이잉쯔 문화, 샤자뎬 상층 문화, 멍에, 차축두, 방울, 고삐 걸개, 말 띠고리, 재갈, 말 얼굴 장식, 말 머리 장식, 나팔형 청동기, 양산
사전 정보
수록 사전 한국고고학전문사전(청동기 시대 편)
집필 연도 2019
집필자 조진선



설명

마구(馬具)는 말을 타거나 부리는 데 쓰는 도구이며, 거마구(車馬具)기마구(騎馬具)로 구분된다. 거마구는 수레(馬車)를 끄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말을 부리는 도구와 수레 부속구로 나누어지며, 기마구는 대부분 말을 타는 데 쓰는 도구이다. 그래서 거마구와 기마구는 공통된 것도 있지만 다른 것도 많다. 동북아시아에서 거마 문화는 청동기 시대에 등장하였고 기마 문화는 철기 문화가 도래하는 시기에 등장하기 때문에 거마구는 청동으로, 기마구는 철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중국에서는 안양(安陽) 은허(殷墟)를 비롯한 상(商)나라 후기 유적들부터 완전한 형태의 수레가 등장한다. 상나라 무덤들에는 별도로 마련한 거마갱(車馬坑) 안에 수레를 통째로 부장하기도 하지만 주(周)나라 무덤들에는 수레를 해체해서 부장하였다.

한국 고대 문화권에서 거마구는 비파형동검 문화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랴오시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스얼타이잉쯔 문화(十二臺營子文化)에서는 거마구가 많이 확인되지만, 랴오둥이나 한반도의 비파형동검 문화에서는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거마구는 뼈·뿔·이빨 등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청동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다. 한반도에서는 낙랑군(樂浪郡) 등 한사군(漢四郡)이 설치될 즈음부터 서북한 지역에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서도 거마구들이 일부 확인되며,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는 수레바퀴가 출토된 바 있다.

비파형동검 문화권의 거마구는 다양하지만 무덤에 일부 부품들만 부장되어 있어서 기능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멍에는 말이 수레를 끄는 데 필요한 도구이다. 차축두(車軎)는 수레 부속구이며 방울이나 고삐 걸개도 수레 부속구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곁마 전용의 직간함(直杆銜)이나 2마리 이상의 말을 연결시키는 데 사용된 말 띠고리(節約)는 여러 마리의 말을 통제하는 데 사용되었다. 선양(瀋陽) 정자와쯔(鄭家窪子) 6512호 무덤이나 링위안(凌源) 싼관뎬쯔(三官甸子) 유적, 후루다오(葫蘆島) 우진탕(烏金塘) 유적처럼 함(銜)이 4점 출토되거나 표(鑣)가 8점 출토된 경우, 수레는 4마리 말이 끄는 독주차(獨輈車)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파형동검 문화의 거마구들은 중국 중위안(中原) 지역이나 샤자뎬 상층 문화(夏家店上層文化)와 비슷한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어서 상당한 독자성을 가지고 있다.

재갈(銜·轡·鏢)은 말의 아가리에 물려 말을 제어할 때 쓰는 도구로 함과 표로 구성되어 있다. 함과 표가 함께 출토되기도 하고, 함이나 표가 단독으로 출토되기도 하는데, 후자의 경우 나머지는 유기물로 제작되었을 것이다. 스얼타이잉쯔 문화의 재갈은 표가 함의 고리 안으로 끼워 넣게 되어 있어 분리할 수 있다. 함은 하나의 금속 봉으로 만들어진 직간함도 있지만 2개의 금속 봉을 고리로 연결시켜 만든 이절함(二節銜)도 있다. 재갈 중에는 방울을 장식한 난표(鸞鑣)나 사나운 말을 길들이기 위한 정치표(釘齒鑣) 같은 특수한 것도 있다.

말 얼굴 장식(馬面, 當壚)은 말 얼굴을 덮는 데 사용한 것으로 서주(西周) 때부터 출현한다. 차오양(朝陽) 스얼타이잉쯔 1·2호 무덤에서 출토된 ‘Y’자 모양 청동기나 카쭤(喀左) 난둥거우(南洞溝) 유적, 링위안 우다오허쯔(五道河子) 유적 등에서 출토된 가오리형 청동기 역시 말 얼굴 장식의 일종이다. 웨이잉쯔 문화(魏營子文化)나 샤자뎬 상층 문화의 유적에서는 장방형의 말 얼굴 장식이 출토되었는데, 한반도 세형동검 문화검파형 청동기(劍把形靑銅器)와 유사해서 주목된다.

말 머리 장식(頂飾)은 말머리 위를 장식하는 데 사용된 나팔 모양의 청동기로, ‘나팔형 청동기(喇叭形靑銅器)’라고도 한다. 비파형동검 문화에서는 싱청(興城) 주자춘(朱家村) 유적과 선양 정자와쯔 6512호 무덤에서 출토되었다. 진시황릉 병마용갱(兵馬俑坑)에서 출토된 1호 청동 마차(靑銅馬車)의 오른쪽 곁마 말 머리에 나팔형 청동기가 장식되어 있어 그 용도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한반도 세형동검 문화에서는 예산 동서리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랴오닝 지역 비파형동검 문화의 말 머리 장식이 한반도 세형동검 문화로 들어와 의기화(儀器化)된 것으로 생각된다.

말 띠고리(節約)는 고삐를 연결하는 것으로 ‘십금구(辻金具)’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거마구 단계에는 말 띠고리를 사용하고 기마구 단계로 들어서면 금속환(金屬環)으로 대체된다. 스얼타이잉쯔 문화의 이른 시기에는 ‘十’자 모양 말 띠고리가 유행하지만 늦은 시기에는 새우 모양 말 띠고리나 가오리 모양 말 띠고리 등 동물형이 유행하였다.

고삐 걸개(掛繮鉤)는 마부의 허리에 묶어 두고 고삐를 걸어 손을 해방시키는 도구이다. 스얼타이잉쯔 문화의 고삐 걸개는 닻 모양으로 생겼다. 스얼타이잉쯔 2호 무덤 출토품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지만 우다오허쯔 1호 무덤과 다롄(大連) 강상(崗上) 돌무지무덤(積石墓) 출토품은 단순한 형태이다.

멍에(車軛)는 수레를 끌기 위해 말이나 소의 목에 얹은 구부러진 막대를 일컫는다. 비파형동검 문화에서는 아직까지 출토된 바 없지만 샤자뎬 상층 문화 유적인 닝청(寧城) 샤오헤이스거우(小黑石溝) 8501호 무덤에서 출토된 바 있다. 등이 굽어 있고 속이 비워져 있다.

차축두(車軎)는 나무 굴대가 수레바퀴 중간에 있는 구멍을 통과 후 노출한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청동 부품이다.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굴대 머리 구멍에 박은 큰 못인 할(轄)과 함께 사용한다.

방울은 난(鑾)과 영(鈴)으로 나눌 수 있다. 난은 장방형 받침에 원형 방울이 달려 있다. 중위안 지역에서는 서주 시기에 등장해서 춘추 시기에 소멸한다. 영은 종(鍾) 모양이거나 네모난 상자 모양이다. 안쪽에 혀(舌)나 환(丸)이 있다.

이 밖에도 난둥거우 유적과 싼관뎬쯔 유적에서는 채찍 자루로 추정되는 절상기(節狀器)가 출토되었다. 난둥거우 유적 출토품은 길이 18.2㎝이며, 속이 비어 있다.

한반도 세형동검 문화에서 출토된 거마구들은 비파형동검 문화의 거마구들과 비슷하지만 다른 것들도 섞여 있다. 이러한 거마구로는 말 얼굴 장식, 재갈, 환과 교구, 멍에와 관련된 ‘乙’자 모양 청동기(乙字形銅器)대롱 모양 청동기(管形銅器) 조합, 멍에대 장식인 권총 모양 청동기‘P’자 모양 청동기, 멍에대 끝 장식(衡末飾)으로 추정되는 영두 통형 청동기(鈴頭筒形靑銅器, 銅管箍), 차축두 등이 있다. 양산(車蓋)은 햇빛이나 비를 가리면서 색깔과 장식으로 등급을 표시한다. 양산과 관련된 유물로는 양산 상부를 받치면서 양산 살을 끼우는 구멍들이 있는 개두(蓋斗), 양산을 지탱하는 양산 살(蓋弓), 양산 살 끝부분에 꽂은 양산 살 꼭지(蓋弓帽) 등이 있다. 양산 살 꼭지는 대부분 청동이지만 등급을 표시하기 때문에 금, 금동, 은으로 만들기도 한다. 통형 청동기는 양산을 조립하고 해체할 때 연결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삿갓 모양 청동기(笠形銅器)는 수레 칸 앞면을 장식한 것으로 생각된다. 방울은 마탁(馬鐸)의 일종으로 모두 작은 종 모양이다.

청동 거마구는 한국 문화권에서 일찍부터 말과 수레를 사용했음을 알려주는 유물이다. 하지만 비파형동검 문화에서는 랴오시의 스얼타이잉쯔 문화에서만 주로 확인되며, 랴오둥과 한반도에서는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한반도에 청동 거마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시기는 세형동검 문화 후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1세기경부터이다. 그래서 한국 문화권 안에서도 말과 수레를 사용하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