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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류 채취[貝類採取]

한국고고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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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류 채취
기본 정보
동의어 패류 채취
시대 신석기 시대
관련 정보
유적 군산 노래섬 조개더미, 군산 가도 조개더미, 여수 돌산 송도 조개더미, 태안 안면도 고남리 조개더미
키워드 생업, 채집 활동, 권패류, 담수 패류, 미소 패류, 이매패류, 빗창, 조개더미
사전 정보
수록 사전 한국고고학전문사전(신석기 시대 편)
집필 연도 2024
집필자 이영덕



설명

조개류 채취는 생계유지를 위한 신석기 시대 생업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해안가나 하천 근처에서 조개나 연체동물을 채집하여 주요 식량 자원으로 활용했다. 조개류 채취는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하며 생태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했음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이다.

조개류의 채취는 해안가, 강 하구, 호수 등에서 이루어지나 조개의 서식지에 따라 방법을 달리한다. 해안가나 섬의 암초 지대에 사는 조개는 대부분 강력한 부착력을 가지고 있다. 조개 발로 부착 생활을 하는 고둥류는 맨손으로 채취할 수 있으나 굴과 같이 완전히 고착된 것은 현재까지도 조새와 같은 갈고리 모양의 도구로 암초에서 떼어 낸다. 굴 종류는 암초에 달라붙거나 개체 군집 상태의 초(礁)를 이루면서 서식하는데 표면의 성장맥이 거칠고 암초에 단단하게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맨손으로 채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신석기 시대에 암초에 고착된 굴을 떼어 낼 때는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한 도구를 사용하거나 돌망치 등으로 찧는 방법이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삿갓조개나 전복 등은 빗창과 같은 도구로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채취할 수 있다. 현대에는 굴 채취구(조새)로 암초에 고착된 왼쪽 껍데기는 남겨둔 채 오른쪽 껍데기를 벌려서 속살만을 꺼내며, 소비지에서의 굴 껍데기 퇴적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신석기 시대 조개더미에는 다량의 굴 껍데기 퇴적이 이루어져 있어 암초에서 조개껍데기 자체를 운반해서 가공·소비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개더미에서 출토되는 돌망치는 굴과로 대표되는 암초 고착 서식종을 포획하는 과정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뼈찌르개 역시 이매패의 좌우 껍데기를 벌리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모래나 갯벌 등 연약 저질에 서식하는 백합과, 꼬막조갯과, 죽합과 등은 간조 시에 갯벌을 파서 포획할 수 있으며, 현재도 채취할 때 호미나 갈퀴 같은 간단한 도구를 사용한다. 신석기 시대에는 연약 저질에 서식하는 이매패의 포획을 위한 도구로 굴지구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굴지구는 내륙의 마을 유적에서 다수 확인되었다. 넓은 의미에서는 땅을 파는 도구로 보지만 농경에 국한된 도구로 인식하기도 한다. 서남해안 지역의 경우 군산 노래섬 조개더미가도 조개더미를 비롯한 태안 안면도 고남리 조개더미, 여수 돌산 송도 조개더미 등지에서 굴지구가 확인되며, 외해의 원도권 조개더미 유적인 신안 가거도 조개더미완도 여서도 조개더미 등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굴지구가 출토된 유적은 넓은 조간대를 끼고 있어 조간대의 갯벌에 서식하는 이매패류와의 관련성을 엿볼 수 있다. 군산 노래섬 조개더미에서 출토된 굴지구는 한쪽 혹은 양쪽의 장축이 마모되었거나 전면이 마모된 것도 확인된다. 그리고 자루를 장착한 것으로 보이는 홈이 있는 굴지구가 군산 노래섬 마 지구 A 조개더미에서도 출토되었다. 노래섬 라 지구 B 조개더미에서는 전면에 마모흔이 있는 굴지구가 출토되었는데, 이러한 흔적은 깊게 땅을 팠을 때 생기는 것으로 니질에 잠입 생활 하는 이매패류의 포획에 굴지구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죽합과의 죽합이나 가리맛조개의 경우 니질에 잠입하여 생활하기 때문에 깊게 팔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야행성이 강한 큰구슬우렁이나 피뿔고둥, 소라 등과 같은 고둥류는 야간에 채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전복이나 소라 등을 채취하기 위해 잠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조개류의 채취는 조개더미라는 결과물을 남긴다. 조개더미는 조개껍데기, 물고기 뼈, 동물 뼈, 도구 등의 유물과 함께 발견되는데, 조개의 탄산칼슘(CaCO₃) 성분의 영향으로 뼈와 같은 유기질 유물이 잘 보존될 수 있다.

조개류의 채취는 조개의 번식 주기와 성장 상태 그리고 환경적 요인에 따라 이루어진다. 주로 조개의 먹이 활동이 왕성하고 살이 꽉 차는 봄과 가을이 채취에 가장 적합하다. 특히 여름철은 조개류의 번식기 또는 산란 후의 회복기로, 살이 빠져 채취량이 적거나 맛이 떨어지며 독성이 있어 섭취할 수 없는 때도 있다. 예를 들어 굴과는 서해안과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는데 주로 겨울철(12~2월)이 채취에 적합하다. 이 시기에는 조갯살이 풍부하고 맛 또한 뛰어나다. 반면 여름철은 굴의 번식기로, 번식기의 굴은 체내 글리코겐이 줄어들고 맛과 품질이 떨어지며 섭취했을 때 소화가 어렵거나 위장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굴 채취를 피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조개 종류에 따른 성장 환경의 차이는 조개더미 형성의 계절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조개의 성장선 분석과 같은 자연 과학적 분석은 당시 생업 경제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조개류 채취는 신석기 시대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단백질과 칼슘(Ca)을 공급하는 주요 생업 수단이었다. 계절적, 환경적인 여러 요인에 의한 식량 부족 상황에서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이 조개였기 때문이다. 조개는 식량 자원뿐만 아니라 가공을 통해 조개 팔찌조개 가면 등의 장신구, 조개추·조개칼·토기 면 다듬기[整面] 도구 등의 생활 도구로도 이용되었다.

참고문헌